옷차림이나 말투도 변하고 (가끔 술먹으면 돌아오지만) 여러가지로 신경쓰게 되는 일이 많아졌다.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나 생각해 보면 아마도 디자인을 다시 손에 잡으면서부터 인 것 같다.
잘 하지는 못하지만 오랫동안 디자인을 떠나있으면서 [보여지는 것]에 대해 많이 무심해 져 있었다.
다시 손에 펜툴을 잡고, 포토샵을 열어 작업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아.. 정말 많이 놀았구나. 하는 것 정도.. 그다지 내보일 만한 결과물이 나오지도 않지만 그렇게 끄적거리면서 답답함보다는 갈증이 풀리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하기야 내가 어느 직업을 택한들 불만이 없겠냐마는 적어도 지금 하고 있는 일보다는 디자인이 더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렇다고 지금 직업을 포기할 생각은 아니다. 늘 이리저리 부유하고 있다)
디자인을 다시 시작하면서 고민되는 것들은 작업 그 자체가 아니라 [보여지는 것] 모두다.
디자인 책을 다시 보고, 옷을 고를 때에도 한층 조심스러워지고, 내 주변의 모든 물건에 대한 색조화, 구조... 이런 것들이 다시금 눈에 보이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 [디자인은 인생의 마감재이다] 라는 것.
물론 이 말은 모든 사람에게 통용되는 말도 아니고 단지 내가 한 짧은 생각일 뿐이다.
내가 하는 작업물들이 내 얼굴이자 내 이름이 되는 것처럼 내가 보여지는 것, 내가 보는 것 모든 것이 디자인이라고 치면 그야말로 디자인은 인생에 다름 아니다.
내가 변하게 되었다고 느끼고 있는 것, 그 안에 있는 디자인에 대한 생각, 그리고 생각만 해도 아찔한 감성으로의 회귀는 디자인이 곧 인생을 완성시켜주는 디테일이라는 기분이 들게 된다.
디자인=인생 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거창한 얘기고, 인생을 정갈하고 기품있게 만드는 것, 그것이 디자인이라는 생각이 부쩍 자라났다.
너무나도 무심하게 흘려버렸던 지난 시간에 왜 나는 그냥 달리기만 했을까 하고 아주 약간 후회가 되었다. 그냥 차라리 이런 생각을 잊지 않고 살았더라면 더 촉촉하게 살 수 있었을 텐데.. 하고 말이다.
다시금 달라진 내 생각, 내 주변, 내 겉모습을 느끼면서 앞으로는 이런 기분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을 해 본다.
인생은 디테일도 중요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