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정말 열심히 일하는데 왜 나는 늘 승진에서도 밀리고, 말도 안되는 소문이 퍼지고, 나랑 일하는 사람들은 눈치만 볼까...
위와 같은 고민을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한번 쯤 해봤으리라 생각된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고, 작년부터 쭈욱 실체없는 평판이라는 녀석때문에 무척 마음앓이를 하고 있다.
사례인즉
1. 회사에 다닌지 1년 남짓 지났건만 친해진 직장 동료가 없다.
2. 분명 일을 다 마치고 남들 다 쉬는 주말, 또는 밤에 스키장을 갔건만 부하직원들 야근시키고 혼자 놀러갔다 왔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 소문은 4개월째 나를 괴롭힌다)
3. 같이 프로젝트를 했던 직원들 왈 "그 사람은 일도 못하고 성질도 드러워" 란다. 사실 화내거나 싸운적도 없는데 말이다.
4. 무심코 사적인 자리에서 직장동료들과 퇴근 후에 따로 만나는게 부담스럽다는 얘길 했다가 공식화된 소문으로 돌고 있다.
자, 이쯤되면 일을 아무리 잘해도 별로 소용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 법도 하다. 나는 2009년의 목표로 직장내 친화력 높이기를 세웠다. 그런데 아무리 해도 잘 안되는 거다. 뭔가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도 없고, 그렇다고 내가 갑자기 성격을 확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어떻게 바꾸면 된다는 가이드가 있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내가 실천한 몇가지는 조금씩이라도 대화 더 나누기, 업무지시를 부탁하듯이 얘기하고 항상 상대방의 일정을 먼저 물어보기, 의견을 먼저 들어보기 등이지만 사실 눈에 띄는 변화는 나타나지 않은 듯 하다.
여전히 위에 언급한 이야기들이 사내에 돌고 있고 "그 사람 좀 그래" 라는 평가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자기계발서적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고, 읽어보아도 대부분 비슷한 내용인데다가, 마치 그런 책들을 읽다 보면 내가 살고 있는 방식이 무척이나 멍청하고 바보같아지는 자괴감에 빠지기 때문이다.
무슨 슈퍼맨이라도 되어야 한다는 양, 이렇게 하지 않으면 너 성공못해 라는 이야기를 주입하고 있는 많은 자기계발서들에 질리기도 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평판의 힘"도 그런 범주에서 벗어나지는 못한다.
특히나 평판관리를 제대로 못하면 성공못한다는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려주고 있는 사례들을 읽다 보면 나 뿐 아니라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무능에 늪에 빠져 있다고 생각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평판이라는 것이 실체도 없고, 어떤 상황에서 바라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보니 이 평판관리라는 것도 결국은 자기자신의 모습을 꾸준히 유지하며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친절과 배려를 마음에 가지고 항상성을 유지하라는 그런 교훈 정도밖에 줄 수 없는 것이겠다. (이 책도 결국은 그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뻔하고도 당연한 직장인의 슈퍼맨스러운(일 뿐만 아니라 사생활과 말투, 직장동료를 대하는 모든 태도에서)을 읽으면서도 그나마 이 책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는 부분은 바로 자기 자신을 체크하는 다양한 체크리스트와 앞으로 평판을 좋게 만들기 위해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적어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는 부분이다.
사실 모든 직장인이 슈퍼맨이 될 수도 없으며, 그 슈퍼맨마저도 자신에 대한 극심한 혼란과 괴로움을 안고 있지 않던가. 모든면에서 완벽해지고 모든 상황에서 모든 사람의 마음에 들어 신뢰를 얻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예수나 석가모니도 미움받는 부류가 있지 않았던가)
그러나 이 책은 이러한 평판을 관리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허황된 욕심을 일면 타파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개선해야 할 부분을 정하고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책의 한 장마다 펼쳐져 있는 자기 자신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기록하다 보니 처음에는 대부분 내가 직면했던 문제들을 그냥 서술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고, 서너장 넘어가다 보니 아 내가 이렇게 행동했을 때 누군가는 나쁘게 볼 수도 있겠구나 하는 "나 자신을 밖에서 보기" 가 이루어지는 듯 했다.
평판은 나를 남이 평가하는 기준이다보니 나 스스로가 나의 평판에 대해 인정하기 어렵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이러한 책에 나와 있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인정하기"를 할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 높은 평가를 내리고 싶다.
알코올 중독자나 마약 중독자 모임에서도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스스로 중독자임을 "인정" 하는 것이라고 한다. 평판에 대해 무신경했거나 자신에 대해 좋지 않은 소문이 났을 때 그에 대해 난 절대 그렇지 않다고 항변하기 보다 내가 정말 그런면이 있구나,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인정"의 단계를 넘어서면 자신을 변화시키는 과정의 반은 넘어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나 스스로도 그것을 인정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나 일 열심히 하고 너희들한테 화낸 적도 없고 말도 심하게 한 적 없고, 너희 사생활을 터치하지도 않고 업무 전달 명확히 하고 잘 체크하고 있는 왜 이러는 거지? 라는 생각을 바꾸기 시작했다.
내가 칭찬한다고 한 말이 오히려 기분 나빴을 수도 있겠구나, 너희가 일을 못한다고 잘 끌어주지는 못할망정 내가 하는 게 나아 라는 말로 상처를 줬을 수도 있겠구나, 말은 안하지만 사생활에도 신경 써주고 생일도 챙겨줬으면 좋겠는데 내가 그런 걸 못했구나, 상사가 술 한번 사줄수도 있었는데 난 그런걸 못했구나.. 하는 생각으로 말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한가지 당부하자면
1. 평판이 뭐가 중요해, 나는 내 길을 갈거야. 라는 사람은 일단 이 책을 피하길 바란다.
2. 나의 평판관리를 위해 이 책을 집었다면, 펼치기 전에 내 평판을 최대한 모아본다. (자신에 대한 평판이 어떤지도 모르는 사람은 이걸 읽어봐야 별로 건질 게 없다)
3. 그냥 읽기만 하지 말고 체크리스트를 복사해서 직접 써내려가 본다. (그냥 읽기만 하면 흔히 널린 자기계발의 뜬구름 잡는 소리와 별반 다를 바 없다)
4. 평판조회라는 인사관리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고 있으라.
솔직히 책의 내용이나 예로 든 실제 사례들을 쭉 읽어가면서 평판이라는게 참 알 수 없는 거구나 하는 생각만 더욱 짙어지게 만들었다. 단 한마디의 말로 패망한 사례, 꾸준히 사적인 관계를 유지하여 성공한사례, 혹은 똑같이 했는데 실패한 사례가 뒤섞여 있기 때문에 (각 단락의 내용에는 맞지만 전체적으로 사례만 모아서 따로 보면 비슷한 상황인데도 성공하거나 실패하거나 다른 상황이 종종 나온다) 사례를 읽는데 중요점을 두지 말고 평판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이해 정도만 하고 넘어가면 되겠다.
게다가 평판을 호전시키기 위해서 이렇게 하세요. 라는 내용도 딱히 구체적인 것이 없기 때문에 (마지막 장의 4가지 방법론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다지 구체적이거나 바로 응용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느끼고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겠다.
"자기 자신을 밖에서 보기"
"자신에 대한 평판을 인정하기"
"나의 평판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개선방법을 생각해 보기"
위 세가지만 해도 이 책은 그 값어치를 충분히 할 것으로 보이고, 더불어 세가지를 다 한 사람 스스로도 평판 개선을 위한 노력의 시작점에 서 있다고 생각된다.
나도 모호하기만 했던 올해의 목표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체크리스트를 만들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만난 것이 완전히 새로운 눈을 뜨게 했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주어 무척 다행이다.
더불어 이 책과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을 소개할까 한다. 물론 이 책도 범람하는 자기계발서 중의 하나지만 이 책과 같이 읽으면 구체적인 평판관리를 위한 방법을 더 자세히 생각해 볼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성공하는 직장인의 대화법" "에너지 버스" 두 권이다. 평판의 힘에서 강조하고 있는 직장내외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이 나와 있기 때문에 같이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