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책 얘길 쓰지 않았던 것 같아 적어본다.
여름을 지나 가을로 넘어오면서 사실 책에서 많이 떨어져 있었다. 이리저리 바쁘기도 했고 사진찍네 모임 나가네 하면서 정신이 없었고 회사일도 그저그런 추잡한 일들로 얼룩져 있어서 내내 우울했다.
겨울이 되고 조용한 시간들이 찾아들면서 다시 책을 잡기 시작했다.
책은 마치 약과 같아서 서서히 그 효과에 침잠되기 시작하더니 기어코 끊을 수 없는 중독을 불러일으켰다.
약 두달간 책에만 십여만원을 써댔으니 말이다. (박봉의 월급을 생각하면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다)
흥미로운 일본소설인 '스탭 파더 스텝'
지난해 읽었다가 다시 읽어본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그리고 영국 풍자 유머의 최고봉 '좋은 징조들'
사은품으로 받았던 책인 김별아의 '식구'
역시 김별아의 '미실'
하루키의 '도쿄기담집'
소년의 표류이야기 '파이이야기'
스티븐킹의 최신작 '셀'
그리고 아직 사놓고 읽지 못한
오르한 파묵의 터키소설 '내 이름은 빨강'
국내 시대추리극인 '훈민정음암살사건'
일본 추리극인 '용의자 X의 헌신'
읽다가 쪼금 지겨워져 손을 놓은 '책읽은 여자는 위험하다'
뭐 이렇게 지금 책을 싸놓고 있다.
사고의 폭을 넓히고 마음의 양식이 되고 뭐 그런 여러가지 장점을 떠나서 내게는 상당히 좋은 취미거리임에 틀림없다. 사실 떠들썩하게 노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조용히 책을 펴들고 앉아있으면 온전히 세상의 시간이 내 것이 되는 느낌과 함께 영화를 볼때의 순간순간의 지루함 같은 것도 없이 끊임없는 눈의 글자따라잡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 글자 하나하나를 볼 때마다 그것은 마치 미려한 그림이 되어 나를 잡아끄는 듯 했다.
글 속에 있는 장면을 머릿속으로 그리고 어떤 색을 칠할까 어떤 표정을 그릴까 하고 상상 해 보는 것도 무척이나 재미있는 일이다.
아직도 사고 싶은 책이 꽤 많이 있다.
새로 출간된 셜록홈즈 시리즈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도 갖고 싶고 한권도 읽지 못했던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도 읽어보고 싶고, 아직 읽지못한 것이 몇개 남아있는 무라카미 류의 책도 구해보고 싶다.
아침에 눈이 오는 것을 지켜보면서 창턱에 앉아 내이름은 빨강을 몇장 읽었다.
그때만큼은 눈이 오는 그 네모난 창의 부분은 내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시간은 그렇게만큼이나 내게 소중했다.
아마도 나는 이 겨울이 다 가기 전까지는 계속 그런 상태로 있을 것 같다.
사실.. 지금 골치가 아파오는 애정문제보다도 그것이 내게는 더 기쁜 일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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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
2007/01/13 23:29왠지 제 블로그의 이름과 비슷하네요. ^^
내 이름은 빨강 저도 얼마전에 샀습니다. 읽어 보려고 옆에 놔두고 있는데 다른 책도 많이 사서 언제 다 읽을지 모르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