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저씨와 엉아의 짤방은 없습니다)
밤늦게 퇴근을 했다.
엉아를 데려온지 하루밖에 안된데다가 어제 저녁 둘이 투닥거리는걸 봤기 때문인지 걱정이 되었다. 집에 들어가면 둘 중 하나는 쓰러져 있지 않을까 하는 얼토당토 않은 생각도 들었다.
집에 들어와서 문을 여니 둘이 쪼롬히 달려와서 다리사이를 왔다갔다 한다.
다행히 조금은 둘이 친해졌나보다. 아직은 둘이 같이 안으면 서로 얼굴을 돌리고, 먼저 내 무릎을 차지하겠다고 푸다닥거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다행이다.
아저씨는 아저씨대로 먼저온 냥이, 게다가 1개월이라도 먼저 태어난 냥이 행세를 하고 새로 들어온 엉아도 어린티를 낸다.
아저씨는 내게 조금 부비대다가 입에 잘 대지도 않던 사료를 먹는다. 둘이 데려다 놨더니 엉아가 사료먹는 모습에 자극받았나보다.
워낙 마른녀석이라 사료를 먹은 무게가 조금 더 느껴지는 터다.
엉아는 밝고 명랑한 녀석이라 오자마자 침대부터 차지하고 후다닥 뛰어다니고 있다. 터치식 스탠드에 손을 갖다대면서 불을 켰다 껐다 하기도 하고 스탠드 겉망에 발톱을 갈아대기도 하면서 나름대로 자기 공간을 차지했다.
이틀전부터 아저씨의 뒷발에 털이 빠지더니 점점 환부가 넓어져 걱정이 되었다. 병명을 찾아보니 고양이들이 잘 걸리는 곰팡이성 피부병이고 전염성도 매우 강하며, 심하면 사람에게도 전염된다고 한다.
그말을 보자마자 목덜미와 눈꺼풀이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것은 늦은시간까지 눈탱이 뻘게가며 일을 했기 때문이리라.
내일은 병원에 데려가야겠다고 생각하며 회사 근처의 동물병원을 물색했다.
사무실 사람들이 고양이를 싫어하면 어쩌나 걱정도 된다만.. 그러면 이동장에 그냥 넣어놔야지 뭐. 아저씨는 예민한 녀석이라 걱정이 된다. 스트레스를 받지나 않을까 말이다.
그치만 뭐.. 주인이라는 나조차도 스트레스에 완전 쩔어서 살고있으니 하루만 참으라고 명령하는 수밖에..
엉아와 나에게 옮을까봐 멸균거즈와 대일밴드로 드레싱을 해주었다. 통풍이 잘되게 해주어야 하는 병이라지만 일단은 전염을 막는게 급선무라 급히 청소기를 돌리고 아이의 피부를 감아주고 정리를 했다.
지금은 둘이 부둥켜안고 자고 있다. MDF장 두개를 비워 각각 잠자리를 마련해 주었지만 둘이 뭉쳐 자는게 좋은가보다. 어제 싸웠던 건 언제 그랬냐 싶게 다정하다.
좀전에 둘이 싸우려는듯 숨을 몰아쉬길래 "니네 둘 싸우면 혼난다!" 라고 엄하게 말해줬더니 슬금슬금 자리를 피했다.
말을 알아먹는건지 어쩐건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오늘은 다툼없이 지나간다. 얼른 아저씨가 나았으면... 아저씨가 마이 아파~~
둘째를 들여왔더니 첨엔 안먹던 사료도 욕심껏 먹고있는 아저씨가 대견하다. 물론 엉아도 이렇게 만들어준데 대해 무척 감사하다. 게다가 엉아는 매우 건강해서 안심이다. 아저씨만 있을땐 정말 몰랐는데.. 말하자면 미숙아같다. 좀 더 먹이고 신경을 써주어야겠다. 피부병이라니.. 제길...
나도 옮으면 대략 뷁!!
편의점 야간 알바 남자가 우리 아저씨를 두번 봤다. 퇴근길에 커피를 사러 들렀는데 "좀 있다 고양이랑 같이 오시지.." 한다.
재밌는 남자다. 이따 일하다가 애들 깨면 잠깐 짬내서 바람쐬러 가면서 한번 뵈줘야겠다.
오늘도 밤샘인데 벌써 눈이 따갑다. 애들 컨디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죽겠다. 오오~~티엘이삼.
http://stitchweb.net/sorrowmind/trackback/1039





